죽음

어떤 경우에나 비극의 충격의 핵심에는 죽음이 있다. 바로 곁에 있는 것이면서도 잊고 사는 것이 죽음인데, 비극에서 우리는 그 엄청난 신비에 직면하게 된다. 목숨은 삶의 바탕 중의 바탕이다. 사람의 삶뿐만 아니라 지구 위의 거대한 생명 현상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. 이 삶은 죽음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. “사활이 걸린 문제”라는 말이 있지만, 사실 산다는 것은 죽음을 멀리하기 위한 쉼 없는 노력과 투쟁을 의미한다. 그러나 역설은 막중한 의미의 삶과 죽음이 극히 가벼운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. 목숨이 있는 존재에 죽음은 절체절명의 대명제이지만, 그것은 간단히 선택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. 그리고 그것은 삶을 위한 모든 투쟁으로부터, 또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방법이다.

그런데 죽음이란 무엇인가.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‘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’이라고 했다. 목숨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 생각하듯이 이 세상은 삶과 죽음의 이분법으로 나뉠 수 있는 것이 아니다. 죽음과 삶이 하나의 자연 과정의 일부라고 하면, 사람은 삶을 거치고 죽음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간다. 죽음의 기이한 평화는 이 회귀에서 온다.

via 경향닷컴 | [김우창 칼럼]죽음의 이편에서. 회귀라, 참 질기다고 말할 수밖에 없구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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